부모보다 가난한 첫 세대 한국 청년 집 포기 이유

역사상 처음으로 자식 세대가 부모 세대보다 가난한 나라가 됐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단순한 푸념이 아니다. 수치가 그것을 뒷받침한다. 한국 청년들이 집을 포기한 것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수학의 문제다. 왜 이렇게 됐는지, 구조를 들여다봐야 한다.
목차
- 부모보다 가난한 첫 세대라는 말의 근거
- 집값 대 소득 비율, 숫자가 말해주는 것
- 전세 제도가 무너진 방식
- 포기가 아니라 전략적 선택이 된 무주택
- 청년 주거 문제가 저출생으로 이어지는 경로
부모보다 가난한 첫 세대라는 말의 근거
한국 전쟁 이후 수십 년간 한국은 매 세대가 이전 세대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았다. 1960년대 부모를 둔 자녀는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벌고, 더 좋은 집에 살았다. 그 공식이 200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OECD는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에서 밀레니얼 세대(1980~1996년생)가 이전 세대 대비 소득 상승률이 낮고, 자산 형성 속도도 더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의 경우 특히 부동산 자산이 문제다. 부모 세대가 30대에 구입한 아파트는 이후 수배로 올랐지만, 지금 30대는 같은 아파트를 살 엄두를 내기 어렵다.
세대 간 자산 격차
통계청 자료 기준, 60대 이상 가구의 평균 순자산은 30대 가구의 약 4.2배다. 2010년에는 이 비율이 약 2.8배였다. 10년 사이에 세대 간 자산 격차가 1.5배 더 벌어진 셈이다.
집값 대 소득 비율, 숫자가 말해주는 것
PIR(Price-to-Income Ratio)은 주택 가격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이 숫자가 클수록 집 한 채를 사기 위해 더 많은 연수입을 모아야 한다는 뜻이다. 서울의 PIR은 2023년 기준 약 18~20으로,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20년을 모아야 서울에서 중간 가격대 아파트를 살 수 있다는 의미다.
부모 세대가 30대였던 1990년대 초반 서울 PIR은 5~7 수준이었다. 집을 사는 데 필요한 시간이 세 배 이상 길어진 것이다. 임금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대졸 초임 임금이 1990년 대비 약 4배 늘었다면,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같은 기간 10배 이상 올랐다.
서울 아파트 구입 소요 기간 비교
• 1990년대 초반: PIR 약 6 → 6년치 소득
• 2010년대 중반: PIR 약 10 → 10년치 소득
• 2023년 기준: PIR 약 18~20 → 20년치 소득

전세 제도가 무너진 방식
전세는 한국 특유의 주거 방식으로, 집을 사지 않아도 목돈을 맡기면 무이자로 거주할 수 있어 중산층 이하 가구의 주요 주거 수단이었다. 그런데 2020년대 들어 전세 시스템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저금리 시대가 끝나고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집주인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기 시작했다. 전세 물량이 줄고 가격은 올랐다. 동시에 역전세 사태, 전세 사기 문제가 터지면서 전세 자체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 2023년 빌라·오피스텔 전세 사기 피해자만 수만 명에 달했다.
이제 청년들은 전세도, 매매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월세로 내몰리고 있다. 월세는 자산을 형성할 수 없는 소비성 지출이다. 주거비로 소득의 30~40%를 쓰면서 저축하고 투자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포기가 아니라 전략적 선택이 된 무주택
“집을 포기했다”는 표현은 틀렸다. 정확히는 “집을 매수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가 맞다. 일부 청년들은 지금 집을 사는 것이 고점에 물리는 행위라고 보고, 해외 투자나 금융 자산을 선택한다. 이른바 ‘탈서울’, ‘탈부동산’ 전략이다.
청년 무주택 현황
국토교통부 2023 주거실태조사 기준, 30대 가구의 자가 보유율은 약 43%로 전체 가구 평균(약 61%)보다 크게 낮다. 10년 전 30대 자가 보유율 약 55%와 비교하면 12%p 하락한 수치다.
또 다른 흐름은 지방이나 수도권 외곽으로의 이동이다. 서울에서 집을 살 수 없다면 인천, 경기 외곽, 혹은 지방 광역시를 선택한다. 이 선택은 삶의 질, 직장 접근성, 인간관계 등 여러 요소를 포기하는 트레이드오프를 감수하는 것이다. 청년이 집을 못 사는 게 아니라, 집을 사기 위해 치러야 하는 비용이 너무 커진 것이다.
청년 주거 문제가 저출생으로 이어지는 경로
집 문제와 저출생은 직결된다. 안정된 주거 없이 결혼과 출산을 선택하기 어렵다는 것은 데이터로도 확인된다. 자가 보유 가구의 출산율은 무주택 가구보다 유의미하게 높다. 집이 없으면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 합리적 판단이 되는 사회가 됐다.
주거 불안은 단순히 집 한 채의 문제가 아니다. 결혼 시기를 늦추고, 출산을 포기하게 만들고, 결국 인구 구조 전체를 바꾼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7대로 내려앉은 것은 청년이 미래에 투자할 여력을 잃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청년 주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원인을 두고 결과만 고치려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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